Out of Stock - ⓒ iroii

이로이는 '족히'라는 뜻을 지닌 순 우리 옛말이다. 이로이 스튜디오는 디자인의 본질을 이해하고, 공간과 사람, 사회, 문화, 자연 사이의 관계를 심도있게 고찰함으로써 '이로이 하다'라는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로이가 이번에 맡은 프로젝트는 롯데백화점 영등포점에 입점한 브랜드 아웃오브스탁(Out of Stock)의 매장이다. 이로이는 물성과 질감을 통해 브랜드의 아이덴티티가 드러나는 공간을 완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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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웃오브스탁은 한정판 스니커즈의 리셀을 전문으로 하는 플랫폼 브랜드다. '세상의 가치를 거래하다'를 모토로 하는 브랜드는 기존 온라인상에서 합리적인 가격, 진품 판정 시스템을 통한 거래의 신뢰성을 무기로 성장을 거듭하다가 작년 말, 롯데백화점 영등포점에 첫 오프라인 매장을 론칭하게 됐다. 오프라인 매장의 기획, 디자인을 맡은 이로이에게 주어진 과제는 백화점의 공용부에서 추구하는 '인더스트리얼 힙 스트릿' 콘셉트와 아웃오브스탁 매장을 자연스럽게 연결하는 것이었다. 이에 이로이는 아웃오브스탁을 주로 찾는 고객층을 '세상 속에 숨겨진 자신만의 원석을 찾아내는 이들'로 해석했다. 원석의 거침과 다듬어진 상태의 질감, 개념의 차이를 디자인 언어로 풀어 공용부와의 디자인적 연결성을 지키면서, 동시에 공간을 찾는 고객들에게 자연스럽게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전달하고자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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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웃오브스탁의 매장에서 가장 눈에 띄는 요소는 Art Work이다. 매장의 중심에 위치하는 이 작품은 메탈 매시망을 사용해 암석을 형상화한 조형물로, 사이사이 제품을 진열할 수 있도록 했다. 이를 통해 거친 원시의 질감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공간의 전체적인 콘셉트를 은유적으로 표현했고, '숨겨진 자신만의 원석을 찾아낸다'라는 상징적인 의미 또한 담아냈다. Art Work 뒤로 펼쳐지는 쇼케이스 영역은 평면상 출입구의 좌측에서 시작되어 곡면으로 디자인했다. 쇼케이스는 자연의 거칠고 밀도 있는 질감을 표현하기 위해 규사를 가공해 개발했고, 그 위로 중첩되는 제품들이 더욱 돋보이는 존재감을 가지도록 의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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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의 보관, 검수 및 판매를 위한 영역은 평면상 출입구의 맞은편과 오른편에 배치했다. 곡면형의 쇼케이스 벽체 뒤편으로 숨어있는 창고는 전체 공간의 콘셉트를 해치지 않으면서 많은 제품들을 보관하여 필요에 따라 직관적으로 찾아볼 수 있도록 했다. 이로이의 손길을 통해 완성된 아웃오브스탁은 브랜드의 첫 오프라인 매장인 만큼 공간을 통해 브랜드의 아이덴티티가 독립적으로 드러나며, 브랜드의 주요 고객들에 대한 재치 있는 재해석까지 담고 있는 상업 공간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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